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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메인's mentalgame

군대에서 겪은 이상병에 대한 이야기.

카테고리 없음 2009. 11. 5. 02:20

자야하는데 잠이 오지를 않네요. 오늘 아는 동생이 제게 저녁 때 잠깐 보자고 하더군요. 만났더니...선물이라며 주고 지하철을 타며 사라졌습니다. 집에 들어오려고 하니 아쉬웠는지 커피를 한 잔 마셨어요. 그러다가. 익숙하지 않는 물건을 하나 꺼냈답니다. 네...담배였죠. 사실 저는 담배를 피지 않는데, 술 마시기는 뭐하고 담배를 하나 물게 되더군요. 이 동생을 보고 나니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사실 저는 착한척을 하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하려 합니다. 제 자신이 착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사람들에게 잘해준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다만. 편협하게는 살지 말아야겠다, 이기적으로는 살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지내기는 했습니다. 융통성 있게는 가되, 잘해주려면 되도록이면 평등하게 가자 정도. 물론 정말 그렇게 살았는지는 모르겠는데 이것때문에 한 때 꿈이 법조인이던 시절도 있었다죠. 아주 어릴 때 이야기입니다.

 

군대에서 상담하던 일을 하다가 언제고 타부대를 찾은 적이 있었습니다. 상담일지나 사고일지를 기록하는 것도 일이었던지라 영창면회도 가고 수감소도 몇 번이고 법사님, 목사님과 찾곤 했는데 상병 계급장을 달았던 친구를 만난 적이 있어요. "당신 나이가 어떻게 되시우?" 라고 물으니까 대뜸 29이라고 했던 것 같네요. 군대를 늦게 온 서울대 출신으로 연구원쪽을 생각하던 친구로 기억합니다. 학교를 굳이 기재하는 이유는 이야기를 해보면 그 학교 간판을 떠나서 참 똑똑했고 합리적이었는데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친구가 영창에 온 사유를 보니까 "내무반 기강 확립을 위해서..."라는 이야기가 쭉 나열이 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언젠가 굳게 다물고 있던 제 입술에서 "구타네."라는 말과 함께 검은색 잉크가 지면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더군요. 그냥 그렇게 썼습니다. "정말 잘못한건가? 대체 무슨 일일까. 사정이나 들어봐야겠다..."

 

이 모 상병으로 기억하는데, 이 친구가 속한 부대는 처음에 행정보급관님과 중대장님, 대대장님과 열린 부대를 만들겠다며 참 많은 이야기들도 하고 소위 상병들이 하지 말아야 할 짬밥의 일들, 그리고 타부대에 비해서 오버하는 일들도 이등병, 일병들과 함께 했다고 하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기록일지를 보니까 부대 모범사병으로도 뽑혔었고, 학창시절에도 교내 학생회장도 했었으며 평판이 아주 좋은 친구로 기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권력이 생긴다면 변한다는 혹자들이 있지만, 그건 위치에 따라서 역할이 바뀌는 것이지 사람의 심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냐라는 것이죠. 아차. 이 친구의 가장 특이했던 건 사고가 터진 부대 병사들이 면회를 자주 왔다는 점이기도 했습니다. 타부대 친구들도 꽤 왔었다죠. 여자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겠지만 사회 생활을 해보셨다면 아실 수도 있을텐데 이해가 되시려나 모르겠네요. 암튼 부대에서도 잔소리를 하게 되는 시기가 있곤 합니다. 그것을 짬밥이라고 하는데, 어느 정도 시스템처럼 잡혀있곤 합니다.

 

군대 문화와 잔소리를 권하는(?) 사회

 

처음 부대에 들어오는 친구들은 그런 문화(?)를 구습이자 악습이라며 군대 문화를 비판합니다. 그러나 본인들이 계급이 올라가면 그 문화에 익숙해서라기보다는 이해를 하게 됩니다. 누군가를 싫어해서 그런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그게 흐트러지면 그 내부 체계가 모두 불평등하게 돌아갑니다. 불평등이라는 표현이 조금 애매하지만, 이등병이 병장처럼. 병장이 이등병처럼. 그리고 하지는 말아야 할 역할. 그리고 해야할 역할에 대한 역할분담이 애매해지고 월권으로까지 이어집니다. 그리고 소원수리나 구타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이상병이 오게 된 연유가 일병으로 있던 2명의 동기가 소위 이미지 관리를 하면서 생긴 일이라고 행정보급관이 이야기를 하더군요. 제가 그 때 웃으면서 "여학생도 없는데, 무슨 이미지 관리에요?"라면서 아는 척 모르는 척 일부러 철없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랬더니. 이등병들과 아래 후임병들이 도를 넘어선 행동들을 하고 집단으로 고참들의 말을 언젠가부터 소위 씹기 시작했는데, 그러다보니 병장들까지 이건 아니다 싶어서 한마디씩 하게 되고, 조금 어이없게 후임들이 이상병을 포함한 고참들을 소원수리로 신고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군대 인트라넷에 중대장은 물론 대대장까지 올려셔 불명예 제대를 하시는 상황까지 갔더군요. 그 당시가 진급 심사를 앞뒀는데 가장들의 밥줄도 끊어놓은 셈이 되었죠.  

 

이상병이 사실 있던 부대는 제가 종종 가곤 했지만 정말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아니...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라는 것이 맞을 것이고 사실 그런 부분때문에 걱정도 들곤 했습니다. 이야기를 군대 질서상 아래 후임들에게 이야기를 해야하는 상황에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다보니까, 후임들에게 싫은 소리 한 마디만 해도 이해 되시죠? 그냥 후임들이 표정 관리가 안 되면서 잘해준 것은 기억 못하고 나쁜 것만 기억하지 않습니까. 괘씸하다 이런 것보다는 저 친구들은 '충분히 입장 바꿔서 생각해봤다고 느끼겠지만 그건 아닐텐데...'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반에서 반장도 해보고, 조장이나 팀장 안해본 분도 계시겠지만 무언가 장을 맡아봤다는 이야기로 사실 말을 쉽게들 할 때가 있습니다. "나는 잘했는데."라는 전제하에 말이죠. 사실 돌아서고 나면 싫었던 기억은 잘 안하게 된다고 하더군요. 사람의 무의식 중에 그런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사람들은 기억하고 싶은 것들만 기억하려 한다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각설하고, 그 두 명의 일병 친구들이 결국 몇몇 부대원들을 소원수리에 적게 하는데 교묘하게 동원하면서 이상병을 포함한 병장들, 간부들을 모두 영창에 보냅니다. 악의적인 소문도 내게 되죠. "너희들이 아는 저 사람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 가식이다."라고 말하면서 말이죠. 그 이야기를 들은 후임들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아. 내 맞고참들은 정말 우리를 생각해줘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본인들이 제대로 이성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지 낚이는 건지 구분을 못하게 됩니다. 사회에서도 최고 경영자의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가장 맞선임과 궁합이 잘맞느냐에 따라서 사회 생활의 질이 달라지니 아무래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사실 틀린 것은 아닐테죠.

 

하여간 이 일은 국방일보에까지 사실 날 뻔했는데 부대 정훈공보부(신문사 같은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에서 어떻게든 막았습니다. 그 일병 친구들은 부대 내에서 가운데서 이렇게 고참들 욕도 교묘하게 하고, 후임들에게 잘해주면서 소위 자신들의 관리를 했었다고 하더군요. 이건 간부님들 입장이기도 하면서 참 재미있게도 나머지 그 부대의 일병, 상병들도 이야기를 하던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정작 부대를 움직이면서 데리고 가야할 몇몇 막내, 혹은 이등병, 일병들에게는 좋은 동료이자 선임이고, 착한 누군가지만 부대내에서는 정말 골치덩이이자 피곤한 인물이었던 셈이죠. 그 일병 두 명도 사실 이상병과 이야기를 마치고 만나도 봤었는데, 조금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아래 후임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다. 내가 군대 문화를 바꾸고 싶었고, 아랫 사람들 이해하는 방법부터 (선임들과 간부들을) 가르치고 싶었다." 그 때 조금 기분이 묘해지더군요. 이 때 사실 담배를 꽤 오래 폈던 것 같아요. 타임이라는 담배가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타임을 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사실 이상병을 만났을 때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나라면 그 일병들 어차피 이렇게 영창올꺼였다면 어떻게던 손을 써서 버릇을 고쳐놨을텐데..."라고 말이죠. 그게 이상병을 만났던 마지막입니다.

 

그 때 만난 사고의 중심에 있던. 아니 사고의 그림자에서 교묘하게 빗겨나갔던 일병들이 자신의 친구들에게 자신들의 선량함(?)을 알리고, 이상병을 비롯한 부대 간부들의 이야기들을 자신의 시각으로만 인터넷에 올려달라고 부탁도 했더군요. 안타깝죠...시간이 조금 흘렀던가요. 이상병을 후에 만나게 되었는데, 싸늘한 주검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린대로 그 때가 마지막 만남이었다는 것이 맞겠죠. 휴가 나와서 자살했더군요. 그 일병 둘은 포상 휴가를 갔고, 간부들은 모두 징계를 먹고, 제대 혹은 보직 이동이 이뤄졌습니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참 슬프더군요...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싶던 때도 있었는데...

 

법사님께서 이상병 이야기를 하시면서 많이 안타까워하시더군요. "착한척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지...정말 착한게 아니고 그건 너무나도 이기적인 건데, 조직의 문화를 무시하고 자신들은 이미지 관리를 하면서 결국 조직도 망가뜨리고 주변에 피해를 주는 그런 사람 말이다..." 그 일병들 둘은 이상병이 일병일 때 신병들 군기 잡을 때에도 소위 갈굼당하거나 고참들한테 구타당할 것들도 대신 맞아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상병의 경우에는 귀를 한 번 잘못 맞아서 귀가 잘 들리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집에도 이야기를 못하고 제게만 은근슬쩍 그런 이야기를 하길래 "제가 면회 한 번씩 올께요."라고 이야기만 건냈습니다. 게다가 이 일병들 두 명이 종교를 믿는 친구들이었는데, 이럴 때는 자신이 믿는 종교의 선함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하면 안되서라는 이야기를 교묘하게 갖다 붙이기도 해서...참 헛웃음만 나왔습니다.

 

사실 살아있을 때 이상병이 헌병대 가서도 했던 이야기는 그 두 명의 일병들을 포함한 후임들, 그리고 간부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법무부, 감찰부 간부들도 그냥 웃고 말더군요. 문제는 후임이라고 당시 있던 친구들이 육군본부나 국방부, 그리고 민간 언론사에 하두 사실과 다르게 유포를 해버려서 이 친구가 그 잘못을 했던 안 했던 처벌을 받게 생겼다는 점이겠죠. 민간 언론사야 국방부 쪽에서 손을 써서 막기야 하지만 부대 내에서는 걸고 넘어지는 건 당연할테구요. 그 두 명의 일병 중 한 명이 제 기억이 맞다면 조일병인가 그랬습니다. 한 친구는 최일병인가 그랬던 것 같고 조일병은 전공이 법학이더군요. 제대하고 고시 패스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라는 아주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건냈습니다. 제가 제대하기 전에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제가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너 정말. 니네 학교 돌아다니다가 나 만나면 피해다녀라."라고 말이죠.

 

조일병과 최일병. 병장 때 어떻게 되었을까요? 자신의 바로 아래 후임들과는 친했지만 그 아래 터울이 나는 새로온 신병들과는 당연히 친하지를 못했습니다. 왜냐. 아래 후임들이 쿠데타의 동조 세력이었고, 그 친구들을 대접(?)해줘야 자신들이 편하면서 아래 후임들은 부려야 군대가 돌아간다는 생각에 미쳤기 때문이겠죠. 자신들은 일병 때 "군대 문화를 바꿔보겠다."라고 이야기를 하며 이등병과 병장의 어느 정도 평등. 그리고 계급이 있는 자들의 약간의 권위 보장만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본인들이 소위 짬밥이 찼을 때 내놓는 방법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이 친구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군대, 혹은 사회 문화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방법(?)일수도 있겠지만 결국 사람을 죽이고 주변에 피해를 미친 것은 이 정도에 이릅니다. 부대 사단장님은 이상병의 자살까지 이어지면서 제대를 하셨고, 추후에는 부대 많은 간부들은 물론 병사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사건이 이 사건이었습니다.

 

조일병과 최일병. 본인들이 짬밥을 먹고 소위 기득권이 되었을 때에는 자신들이 말한대로 사실 부대를 이끌어나가지는 않았습니다. 이걸 알 수 있던 배경에는 예전보다 소원수리함에 신고가 정말 많이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은 몇몇을 딱 찍어서 그 후임들의 버릇을 고쳐놓겠다고 큰 스케일이 아니라 작고 유치한 방법으로까지 생각되는 방법으로 후임들을 괴롭히기도 했었더군요. 짬이 꽤 차이가 많이 나는 후임들 말이죠. 오늘 선물 준 동생을 만났을 때 이상병이 생각이 나더군요. 제가 제대할 때까지도 상병이었는데, 지금도 상병이겠네요. 그 친구가 제가 영창을 나설 때 했던 이야기가 아직도 귓전을 때립니다. "잘해줬다고 생각했는데...혼자만의 생각이었는지...반대쪽에 있던 친구가 웃으며 칼로 배를 쑤시는 기분이었다." 저는 지금도 이상병의 생각이 틀렸다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 것 보면 저도 심각하죠? (웃음) 제가 세상과 마음공부를 더 많이 해야하나 봅니다. 그냥 요즘은 주변에 너무 많이 미안해지며 지내게 되네요. 비단 이닝안에서 같이 생활하는 분들이 아니더라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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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쿼터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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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이가라 2010.07.18 13:30

    군대이야기군요.
    군대생활 2년여 ....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짤은 군 생활입니다.
    군 생활에 비하면 사회생활은 비교할수 없도록 긴 세월이지요.
    따져놓고 보면 선임병이나 후임병이나 다 같은 입장입니다.
    따뜻하게 위해 주십시요.
    신병이나 병장이나 별 차이 없습니다.
    단지 특수한 군이기에 군기가 있긴 합니다만 선임이라해서 후임들한테 맨날 언어폭력하고 속된말로 갈구기만 일삼는 친구들이 꼭 있기마련입니다. 이 글을 읽는 선임병이 있다면 어떤 이유로든 각성하세요.
    개구리 올챙이시절도 생각 해 보시구요.
    서로 따뜻하게 위로하고 격려하는 병영문화를 창출하는 것이 자기의 덕망이고 재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