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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메인's mentalgame

강팀 롯데가 되기를(8)

강팀 롯데가 되기를 2008. 2. 11. 14:13
부제 : 야구. 아직 끝나지 않았다.(1)

“넌 누구를 좋아하니. 너 야구광에다가 이모 조카라며?(웃음)” 그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내게 이야기를 건냈던 분이 인사이드 파크호텔로 더 유명해질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못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고교야구 팬들에게는 전설로 불리던 박노준 아저씨가 이모님(어머님 친구 분)의 사진전에서 무릎을 굽혔다. 어린 꼬마이던 내게 건내던 그 첫 이야기는 그와 나와의 첫 대면이 되었다. 베어스 팬이던 친구 유석이가 내게 "너 진짜 거기 가냐? 야. 나 싸인 좀 받아줘라. 김형석은 안 온대? 김형석이 진짜 멋진데 말야.”라는 말을 건냈던 때가 정말 몇 년 전인지 까마득하다.

당시 이모님 사진전에는 박노준 선수를 포함한 두 명의 야구선수가 그 사진전을 찾았다. 이모님이 베어스 팬이셨기 때문이기도 했었다. 그러다보니 베어스 선수들의 사진을 적잖이 찍곤 하셨고, 그 묘미에 빠지셔서 야구의 광팬이 되셨다고 밝히시곤 했었다. 그 때만 해도 정말 몰랐다. 그런 사진하나하나가 선수들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팬들에게 엄청난 향수를 가져다줄지를. 그리고 그 화보집에 있던 선수들이 날 야구팬으로 만들어주는데 그렇게 큰 계기를 만들어줄지를.

“얘 말 없는 거 보니 넌 베어스 팬이 아니구나(웃음)” 박노준 선수 옆에 있던 한 명의 키 큰 선수가 또 한마디를 건냈다. 학다리 신경식 선수였다. “신경식 선수. 걔 윤학길 광팬이야.”  이모님이 그 이야기를 건내시자 그 키가 큰 선수는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박철순 아저씨는 정말 좋아해요. 근데 윤학길 아저씨도 정말 좋아요.” 고개를 숙인 어린 아이. 바로 내가 수줍어하며 그에게 몇 마디를 건냈다.

옆에 계시던 또 다른 이모님께서(어머니와 같이 오신 또 한 분의 친구) 웃으시면서 신경식 선수와 몇 마디를 나누셨다. “맨날 롯데랑 OB게임 하는 거 보러가서 지니까 OB가 요새 싫어 졌을 꺼에요.(웃음)” 신경식 선수가 그 얘기를 듣자 크게 웃었다. 옆에 있던 박노준 선수. 아니 박노준 아저씨도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한 번 웃어주셨다. “커서도 야구 많이 사랑해줘야 한다.” 해맑게 웃으시던 박노준 아저씨가 당시 내게 건낸 이야기였다. 그를 오랜 시간이 지나 브라운관에서 안타깝게 만날 것을 그때는 정말 몰랐다.



물음표와 느낌표.

“여기 앞에 해주세요.” 수줍음 속에 이야기를 드린 나는 박노준 아저씨와 신경식 아저씨가 이모님 사진 화보집에 싸인을 멋들어지게 해주신 것을 받고 너무나 좋아했었다. “지금 아저씨가 싸인을 해주는데, 아저씨 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야구는 너처럼 이렇게 어린 친구들이 계속 좋아해줘야 아저씨 같은 사람이나 어린 선수들이 기운 낼 수 있는 것 알지?” 난 아직도 그렇게 진지하고 따스하던 박노준 아저씨를 기억한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어떻게 보면 안타깝다. 지금의 센테니얼 사태의 중심에 그가 있기 때문이다. 그가 좋은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다를 떠나서 최소한 내게는 야구팬으로서 살아가게끔 도와준 한명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8년 2월 17일. 새벽 1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각. 메일을 확인하다가 또 한 번 씁쓸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그 메일이 보내진 곳을 따라가다 보니 유니콘스에게 희망의 뿔을 카페의 대문이 보였다. 팬들끼리 그냥 현대의 이 사태에 대해서 끝이 없는 논쟁도 벌어졌던 흔적도 찾아볼 수 있었고, 그 외에도 안타까운 부분들이 적지 않게 보였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자주 찾아볼 수 있던 단어는 센테니얼. 신상우 총재. 하일성 사무총장. 그리고 박노준이라는 이름 석자였다.  

어떻게 하다가 야구가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이번 겨울에 지쳐버려서 정말 하얗게 타버린 내 자신을 발견해서 야구팬이라는 명함을 내려놓은 이들. 현대라는 간판이 내려졌음이 알려지자 야구는 죽었다라고 포스팅을 하던 현대 팬 내 친구. 수원구장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하염없이 울던 초등학교 5학년이라고 이야기하던 어린 학생. 지금 이 상황은 누구의 잘못이다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소모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다고 짚고 넘어가지 않자니 너무나도 이야기에 이야기가 꼬리를 물곤 한다.



정말 팬이 있었을까.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면 농구와 배구 섹션이 합쳐졌고, 지금 이 분위기로는 한국야구와 MLB를 비롯한 해외야구 코너가 합쳐질 날도 머지않은 듯 보인다. 지금 이런 것들이 현재 우리 야구계의 현실이다. 예전에는 넘버원 스포츠라고 자부했던 야구. 그 야구계에서 팬들이 웃던 기억은 정말 기억의 어느 편에 가 있는 듯할 정도로 우리는 언제 웃었는지조차 기억이 안 나는 듯 하다. 그것이 단지 스토브리그라는 단어가 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것처럼.

아이들과 함께 야구장에 함께 갈 시간이 있을 때, 아이들이 내게 “아빠. 야구는 모에요? 정말 야구는 모에요?”라고 묻는다면 사실 무어라고 대답해줘야 할지 요즘은 안타까워진다. 요즘 아이들에게 야구는 그저 과거 세대들이 즐기던 스포츠쯤으로 인식이 되는 분위기를 한 번씩 느낀다. 그것이 개인적인 잘못된 느낌이라면 너무나 다행이지만, 아니라면 어떻게 이제 앞으로를 어떻게 우리는 준비해야할까.

가끔은 과거 일기장을 한 번씩 읽어보곤 한다. 그 때 그때마다 주말에는 아이들과 야구를 했다라는 기분 좋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많으면 하루에 세 게임도 했었고 적어도 한 게임씩은 동네 소운동장에 모여 그렇게 야구를 했었다. 그래서인지 요즘 센테니얼 사태를 보면서 박노준씨가 예전에 내게 건냈던 이야기가 한 번씩 생각난다. “지금 아저씨가 싸인을 해주는데, 아저씨 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야구는 너처럼 이렇게 어린 친구들이 계속 좋아해줘야 아저씨 같은 사람이나 어린 선수들이 기운 낼 수 있는 것 알지?”

어린 시절 어른들이 한마디씩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야구를 보면 볼수록 그것에서 인생을 배울 수 있단다. 야구는 정말 인생의 축소판이거든.” 이제 나는 어른인데 아이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어야하나 고민이 되는 내 모습이 이상한 것일까. 머릿속이 요새 들어서 많은 야구 팬들이 마찬가지겠지만 그래서 더욱 센테니얼 그룹이 정말 실망시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정말 이제는 야구가 최소한 아이들에게 줄타기와 물타기의 향연으로 얼룩진 것이 야구 판이라는 인식 없이 가슴으로 와 닿는 스포츠였으면 좋겠다. 이번 겨울처럼 스토브리그가 너무나 기다려지고 간절해지고 원망스러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빨리 겨울이 끝났으면 좋겠다. 너무 지쳤다. 그냥 그 뿐이다. 나를 비롯한 많은 야구 팬들의 머릿속의 야구팬이 되게 해준 화보집들이 지워지지를 않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박노준 단장과 센테니얼이 허구가 아니길 바라면서.

“아저씨. 아니 단장님. 저를 비롯한 당시 어리던 친구들이 이젠 어른이 되었습니다. 당신을 영웅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을 실망시켜주지 말아주세요. 야구. 아직 끝나지 않은 것 맞죠?”

<사진-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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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쿼터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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