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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KBO를 말한다.

스크랩, 끝나지 않는 수열. 2008. 2. 13. 21:06
KBO를 말한다.(원문보기 클릭)(by 최민규)

 위기의 프로야구 지도부

KBO를 말한다

정권 교체 이후 신상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잔여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 궁금해 하는 이가 많다.(사진 선원익)
프로야구는 지난해 관중 400만 명 시대를 맞았다. 1997년 이후 처음 맞는 경사였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올시즌 개막을 두 달 여 앞둔 현재까지 해체가 확정된 현대 유니콘스를 대신할 구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찾아 왔다. 8개 구단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BO는 어떤 조직이고 어떻게 운영되며 과연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짚어봤다.

그리고 KBO를 이끌고 있는 신상우 총재와 하일성 사무총장이 어떻게 등장했고 무엇을 계획했는지 현장 증언을 통해 살폈다.


서울 도곡동의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실에는 요즘 찬바람이 분다. 아직 올해 예산도 짜지 못했다. 새 시즌을 맞이하는 KBO의 최대 숙제는 미궁에 빠진 현대 유니콘스 인수 또는 제8구단 창단 문제다.

농협중앙회와 STX에 이어 KT까지 세 번 연속으로 무산됐다. KBO는 1월 22일 8개 구단용 정규시즌 경기일정을 짰다. 경기 날짜가 적힌 종이 위에 ‘롯-두(롯데 대 두산)’ 식으로 대전 팀의 약칭이 적힌 작은 플라스틱 푯말을 배치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푯말에는 T라는 구단명이 있었다. 1월 11일 창단 철회를 공식 발표한 KT의 약칭이다. KT는 내부적으로 감독 선임 작업까지 진행하고 있었지만 결국 프로야구 진출 포기를 결정했다.

KBO의 고민은 이 뿐만이 아니다. 1월 17일 8개 구단 단장 회의에서는 프로야구의 위기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단장들은 KBO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단장들의 요구는 첫째 KBO의 조직과 운영을 슬림화하라, 둘째 중계권 수입을 구단에 귀속시켜라, 셋째 자회사 KBOP 수입의 구단 배분 몫을 늘려라, 넷째 스포츠토토 수입금을 구단에 넘겨라 등이었다.

KBO 예산을 30% 줄이라는 요구도 있었다. 이제까지 KBO는 실제야 어떻든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기구였다. KBO는 1990년대 후반 IMF 때 직원 6명을 정리해고하는 아픔을 겪었다. 두 번째 시련이 닥칠지도 모른다.

KBO 조직

KBO는 신상우 총재를 정점으로 하일성 사무총장과 이상일 운영본부장이 관할하는 사무국, 마케팅 사업을 벌이는 자회사 KBOP, 심판위원회, 기록위원회, 기술위원회, 육성위원회로 구성된다.

그리고 비상설기구로 상벌위원회, 규칙위원회와 야구원로자문회의(위원장 어우홍 외 9명)를 두고 있다. 또 아마추어야구를 관장하는 대한야구협회에 해마다 1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하며 직원을 파견하고 있다.

사무국 임직원은 총재를 포함해 2007년 시즌 개막 기준 26명이다. 종전에는 운영부, 홍보부, 총무부, 국제부, 경리팀 체제였지만 올해부터 관리지원부(총무, 육성, 경리), 운영홍보부(운영, 홍보) 체제로 개편됐다.

2002년 설립된 KBOP의 임직원은 7명이다. 1982년 출범 당시부터 심판과 기록 업무를 사무국 산하에 두지 않고 위원회로 따로 떼놓은 건 업무의 독립성을 높인다는 취지였다. 심판위원과 기록위원은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 비정규직이다.

지난해 신설된 기술위원회는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명분 아래 생겼다. 윤동균 위원장을 포함해 9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지난해 12월 타이중에서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전력 분석 업무를 맡았다.

위원 가운데 4명은 경기감독관 격인 경기운영위원을 겸하고 있다. 겸직 위원은 모두 유급이다. 2004년 설립된 육성위원회는 스포츠토토 지원금을 바탕으로 유소년 및 아마추어 야구 육성 활동을 하고 있다.

예산 운영

2007년 KBO 예산은 수입 121억400만 원, 지출 117억990만 원이다. 그러나 예산의 세부 내역은 아직까지 공개된 적이 없다. 한 차례 예외는 있었다. 2005년 11월 당시 국회 문화관광위원이던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경기 오산)은 ‘KBO의 재무제표 분석 및 투명성 증진을 위한 정책보고서’를 펴냈다.

관중들은 야구장에 돌아왔지만 프로야구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사진 김수홍)
이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KBO의 대차대조표(BS)와 손익계산서(PL)가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KBO 수입의 대부분은 방송중계권료다. 야구규약에 따라 KBO는 구단들의 회비로 운영된다.

그러나 이제까지 회비를 거둔 적은 없다. 방송중계권 수입을 회비 대신 KBO의 몫으로 돌린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입장 수입의 일부로 커미셔너 사무국을 운영하며 일본은 구단들이 회비를 낸다.

방송중계권 수입은 최근 크게 늘었다. 문화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1995년 35억6천만 원이던 방송중계권 수입은 2004년 90억 원으로 1.5배 증가했다. 올스타전 입장수입도 KBO에 돌아가지만 수입보다는 비용이 10배 많은 행사다.

2004년부터는 스포츠토토에게서 경기단체 지원금을 배분받았다. 수입 규모는 2004년 6억 원, 2005년 42억 원, 2006년 36억 원이다. 올해 3월에 들어올 2007년 지원금은 60억 원가량이다.

이 예산은 별도 관리되며 60% 이상을 유소년 야구 지원에 써야 한다. 지난해 육성위원회가 집행한 예산은 18억 원가량이다. 그 외 타이틀 스폰서 수입과 인터넷 중계권 수입 등은 자회사인 KBOP가 관리한다.

지출은 1999년에서 2000년을 거치며 크게 늘었다. 1999년 67억 원에서 2000년 84억 원으로 늘었고 2001년에는 112억 원이 됐다. 이후에는 100억~110억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BO의 지출은 크게 사무비, 사업비, 진흥비, 기타 비용으로 나뉜다. 1999~2004년 전체 비용(판매관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무비가 22.7%, 사업비가 33.7%, 진흥비가 25.1%다.

사무비는 KBO 사무국 임직원 26명의 급여와 경비 및 사무실 운영 유지에 들어가는 돈이다. 급여와 상여금을 포함해 2004년 9억6천만 원이었다. 1982년 KBO 창설 당시에는 6개 구단 모기업 평균 임금을 적용했지만 지금은 대기업 수준보다 떨어진다.

KBO 총재의 경우 연봉과 판공비를 합해 2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사업비는 대부분 심판들과 기록위원, 기타 위원들의 인건비와 활동비로 지출된다.

2007년 시즌 개막 기준으로 KBO 심판위원은 36명, 기록위원은 13명, 유급 경기운영위원은 4명, 육성위원은 5명이다. 경직성 경비인 사무비와 사업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출은 진흥비로 처리된다.

연말 골든글러브행사비부터 홍보비, 광고선전비, 조사연구비, 아마추어야구 지원비 등이 포함된다. 출입기자들에게 주는 ‘촌지’도 진흥비에서 처리된다. 여러 비용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로 증가한 항목이기도 하다.

1999년 10억3천만 원에서 2001년 21억5천만 원으로 뛰어올랐다. 2003년에는 38억6천만 원으로 늘었다.

아마추어야구 지원비와 홍보ㆍ광고선전비의 증가가 눈에 띈다. 홍보비와 광고선전비를 더한 금액은 1999년 1억1천만 원에서 2004년 9억6천만 원으로 상승했다.

도덕적 해이?

안민석 의원은 2005년 11월 보고서에서 “KBO의 회계 처리가 매우 불투명해 비리와 부정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고 전반적인 재정 운용이 매우 방만하다”고 지적하며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KBO는 “조만간 해명 자료를 낼 것”이라고 했지만 해명은 없었다.

안의원이 지적한 문제는 1) 6년 동안 32억 원의 적자가 누적돼 자본 잠식 상태다 2) 포스트시즌 수입ㆍ지출에 대한 자료가 재무제표에 없다 3) 1999년 퇴직공로금 18억4,100만 원이 발생했다 4) 인건비와 운영지원비가 대폭 늘었다 5) 홍보비와 광고선전비가 1999년에서 2004년 사이 9배나 늘었다 6) 2004년 수선유지비가 11억5,700만 원 집행됐다 7) 업무추진비(2002년 8억6,300만 원)가 지나치게 많다 8) 타이틀스폰서 사업 관련 비용이 수입과 같은 규모다 9) 자회사 KBOP의 사업에 대한 내용이 없다 등이었다.

양해영 KBO 관리지원담당 부본부장은 이에 대해 “오해가 있다”며 “보고서에는 KBO가 공인회계사에게 감사를 받지 않는다고 돼 있다. 그러나 출범 이후 해마다 공인회계사 자격이 있는 감사에게 검증을 받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누적 적자는 수입 대비 심각한 수준이 아니며 최근에는 수지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포스트시즌 관련 항목이 누락된 이유는 필요 경비를 뺀 금액을 출전 구단에 배당하기 때문이며 1999년 퇴직공로금 18억여 원은 심판위원들의 퇴직금이 일괄 지급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당시 심판들은 “12개월 동안 급여를 받았다”는 근거로 KBO를 상대로 퇴직금 지급을 요청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 뒤 KBO는 심판들의 계약기간을 10개월로 단축하며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인건비와 운영지원비에 대해서는 “심판들의 급여와 수당을 현실화한 것”이라며 “IMF 당시 급여가 동결됐던 사정도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재무제표가 처음으로 공개된 2005년 11월 안민석 보고서(SPORTS2.0)
현재 KBO 사무국 직원들의 급여 수준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양부본부장은 홍보비와 광고선전비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지출”이라며 “방송중계권료 가운데 일부가 TV 노출 비용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사에 중계나 뉴스 시간에 타이틀스폰서(삼성 PAVV)를 언급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이라는 것이다. 연 100억 원에 이르는 방송중계료에 일종의 ‘꺾기’가 있는 셈이다.

또 “2000년 선수협 사태 뒤 여러 매체에 KBO의 주장을 알리는 광고를 여러 번 했다. 이 때문에 일시적으로 광고비가 늘어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수선유지비에 대해서는 “2004년 리모델링 작업을 했다. 사무실로 쓰고 있는 야구회관은 20년 이상 된 건물”이라고 해명했다. 업무추진비에 대해서는 “업무추진비는 예비비 성격이다. 애초 예산에 잡히지 않은 지출이 생길 때가 있다. 가령 국제대회에 대표팀이 출전할 경우 훈련 경비나 격려금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KBOP로 이관된 타이틀스폰서 사업의 경우 2001년 수입이 35억 원, 지출이 35억 원이었다. 안민석 의원의 보고서는 이를 과도한 비용 지출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양부본부장은 “타이틀스폰서 사업에도 비용이 든다. 업무추진비 외에 타이틀스폰서를 노출하기 위해 구장 광고권을 사야 한다. 나머지 수익은 모두 구단에 분배한다. 현금이 아니라 구단 행사 등을 지원하는 식이다. 이 지원금을 비용으로 처리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KBOP 김재형 과장은 “KBOP가 수입을 독식한다는 건 오해”라며 “경비를 제외한 KBOP 사업 수익은 모두 구단 또는 아마추어야구 지원금으로 분배된다”고 말했다. KBOP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2002년 40억 원이던 수입은 지난해 68억 원으로 70% 상승했다. 초창기에는 타이틀스폰서 사업 수입에 의존했지만 지난해에는 기타 수입이 19억 원 늘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로부터 해마다 10억 원(현금 7억 원)의 중계권료를 받는 등 인터넷 중계권료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IPTV를 포함한 기타 인터넷 중계권료도 연간 3억 원 수준(추정액)이다.

김과장은 “2006~2009년 중계권 협상 때 이전까지 방송사들이 갖고 있던 중계 재판매권을 KBOP로 가져 왔다. 이 때문에 인터넷 중계권료 수입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를 제외한다면 수지는 1천만원 대 적자 또는 흑자였다. 수입이 구단지원금으로 지출된다면 장부상 흑자나 적자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9억9천만 원의 흑자가 발생했다.

이는 현대 유니콘스 사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KBO는 현대가 농협에서 대출받은 130억 원에 대한 지급 보증을 했다. 현대를 인수할 새 기업을 찾지 못한다면 KBO가 현대 구단을 일정기간 운영해야 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왜 버는 만큼 쓰는가”

SPORTS2.0으로부터 안민석 의원 보고서의 검토를 요청 받은 삼일회계법인 정인식 회계사는 “정식 회계계정이 아닌 업무추진비, 진흥추진비, 행사비 등 항목이 너무 많다.

영수증 등 증빙 자료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내부 감사 뿐만 아니라 2차적인 외부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KBO 측은 회계자료를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지만 내부 통제는 받는다고 밝히고 있다.

예산 편성과 결산은 8개 구단 사장들이 참석하는 이사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또 지난해부터 8개 구단 관리부장들과 실무자들이 분기 별로 예산에 대한 심사를 하고 있다.

심사에 참가한 SK 경영지원본부 이엽 매니저는 “과거 예산 심사를 하긴 했지만 형식적이었다. 2005년 안의원이 보고서를 낸 뒤 투명한 경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이사회 의결로 지난해부터 심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월 10일과 11일에는 SK, 한화, 두산, LG에서 직원을 파견해 2008년 예산안 심사를 했다.

이매니저는 “각 구단들은 모기업으로부터 예산에 대한 통제를 받는다. 하지만 KBO는 지금까지 제대로 통제를 받은 적이 없다. 그러다보니 가령 여비 규정 등에서 구단들과 큰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KBO는 그동안 불투명한 운영을 해 왔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SPORTS2.0)

“방만한 운영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구단과 KBO는 조직과 운영이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또 내가 본 자료는 일부분이다. 굳이 말하자면 개선이 필요한 정도”라고 대답했다.

어느 구단의 A단장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1999년 KBO 수입이 50억 원이었다. 지금은 중계권료 100억 원에 토토기금까지 더하면 160억 원이다.

그런데 수입이 늘어난 만큼 KBO에서 쓰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포항에서 KBO 예산을 들여 총재배 유소년야구대회를 열었다. 지방자치단체가 수익사업으로 해야 할 일을 떠맡은 전시성 행사”라고 비판했다.

1월 17일 단장 회의 결과는 늘어난 수입이 구단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요구로 정리할 수 있다. 여기에는 KBO에 대한 구단의 불신이 깔려 있다.

A단장은 “관리부장들이 심사한 결과를 받아보니 엉망이었다. 사소한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여기저기서 돈이 샜다”며 “구단의 경우 부서별로 교제비 예산이 잡힌다. 하지만 KBO는 팀별 교제비 외에 사업별 교제비가 따로 잡힌다. 기업이라면 큰일 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KBO도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비영리단체인 KBO와 사기업인 구단 운영이 같을 수는 없다. 가령 A단장은 “KBO에서 연봉이 한해에 20~30% 오른 사람도 있었다. 구단에서는 10% 인상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KBO 직원은 “입사 10년 차 과장의 연봉이 4,500만 원 선이다. 많지 않다”고 항변했다. A단장이 보다 문제로 삼는 건 KBO의 정체성이다.

그는 “KBO 사무총장은 구단들의 사무총장이 돼야 한다. 하지만 어떤 때는 ‘야구계의 사무총장’ 또는 ‘선수들의 사무총장’이 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단들은 KBO를 구단들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조직으로 본다. 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구단들이 KBO를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A단장은 “3년 안에 KBO 예산을 50%까지 줄여야 한다.

필요한 지출이 있으면 그때그때 구단들이 승인하면 된다. 이렇게 하지 않고서는 KBO는 절대 개혁될 수 없다”고 말했다.

KBO 개혁은 시작일 뿐

KBO는 투명하지 않은 운영을 해 왔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KBOP 김과장은 “KBOP가 수입을 독식한다는 오해가 많다.

그러나 KBOP에 남는 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정작 KBOP는 수입 지출 내역에 대한 정보 공개를 제대로 한 적이 없다. A단장은 “과거에는 단장들에게도 세부적인 제무제표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익을 낼 필요가 없는 조직에서 정보조차 투명하지 않다면 돈이 낭비될 개연성이 높아진다. 구단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다. A단장은 “단장 회의 다음날 이사회가 열렸다.

그런데 KBO에서 정리해 올린 안건에는 구조조정과 예산 부분이 빠져 있었다”며 “설날이 지난 뒤 단장들이 다시 모일 계획이다. 시즌 개막 전까지 가시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단은 막대한 적자를 내고 있는데 KBO는 늘어난 수입을 모두 쓰고 있다. 이런 구조가 이어지면 구단들이 어떻게 운영을 하겠느냐”며 “새로운 기업이 현대를 대신해 프로야구에 들어온다고 하자. 하지만 지금처럼 백몇십억 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구조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프로야구는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그래서 KBO도 위기 의식을 갖고 특별한 상황에 맞는 운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각 구단은 700명의 응원단을 동원했다. 이 예산은 KBO에서 나왔다.

SK 투수 케니 레이번의 실제 몸값은 70만 달러 이상이라는 게 정설이다. 수준이 비슷한 마이너리그 트리플 A나 대만프로야구에 비해 훨씬 높다. 프로야구의 고비용 구조를 만든 주범은 8개 구단이다.(사진 이휘영)
팬서비스라고도 볼 수 있지만 과연 지금 KBO가 대규모 응원단을 자체 비용으로 보낼 정도로 여유가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구단들은 신상우 총재가 취임한 뒤 급격하게 늘어난 여러 명목의 위원들에 대해서도 낭비로 생각하고 있다.

늘어난 직함만큼 성과가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인선에 정치적인 배려가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KBO 양해영 부본부장은 “어차피 KBO의 결정권은 이사회가 갖고 있다. 구단이 긴축 경영을 요구한다면 그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KBO가 그동안 프로야구 몸집을 키운 노력이 잊혀지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인식처럼 돈을 펑펑 쓰는 식의 예산 집행은 불가능하다. 다만 그 예산이 얼마나 야구 발전이라는 목적에 맞게 쓰여졌는지에 대한 반성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단들이 KBO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나선 건 국내 프로야구사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에는 이런 적이 없었다.

구단과 KBO의 역학 관계가 역전됐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KBO 총재 선임에 청와대의 입김이 미친다는 건 야구계에서는 상식이다.

KBO 총재는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자리다. 회원사인 대기업 총수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다. KBO 초창기에는 총재의 힘이 아주 셌다. 초대 서종철 총재는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군 선배였다.

이용일 KBO 초대 사무총장은 “그때는 그룹 회장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고 총재를 초청했다”고 회고했다.

반면 현 신상우 총재는 지난해 12월 KT 인수 문제로 구단주들을 만나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구단들의 개혁 요구 이면에는 신상우 총재와 하일성 사무총장의 현 지도체제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KT와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미흡한 문제 해결 능력과 이해 조정 능력도 큰 이유다. KBO의 예산이 줄어들거나 조직이 축소되는 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프로야구 전체로 보면 KBO가 관리했던 돈과 업무 일부가 구단으로 이관되는 것 뿐이다.

KBO의 수입은 야구계 전체의 공공재적인 성격을 갖는다. 구단들이 보다 투명한 예산 집행을 요구하는 건 필요한 일이다.

구단들은 지금의 KBO가 ‘KBO를 위한 KBO’가 됐다는데 불만을 갖고 있다. 그러나 KBO가 구단들만을 위한 기구가 돼서도 안 된다. KBO는 이상적으로 소비자인 팬과 구단, 선수들의 최대 이익을 실현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

때로는 이들 사이에서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 따라서 KBO의 일정한 독립성을 보장 받아야 한다. 현재 KBO는 운영이 방만하다면 그동안 이를 방치했던 구단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어쨌든 KBO의 의결권자인 이사는 대부분 구단 사장이다. 송재우 Xports 해설위원은 “구단들은 프로야구에 문제가 생기면 KBO의 등 뒤로 숨으려 했다”고 꼬집었다.

프로야구의 문제를 KBO의 개혁으로만 풀기는 어렵다. 따지고 보면 KBO는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수입이 늘어난 조직이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김종 교수는 “메이저리그나 유럽 프로축구가 급격히 성장한 이유가 리그사무국의 능력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매체시대를 맞아 TV 중계권료가 급상승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건국대 생활체육학과 최청락 교수는 “프로야구 산업이 자생력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 KBO는 프로야구 전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KBO 개혁은 오히려 쉬운 일이다. 더 어려운 건 구단들의 체질 개선”이라고 말했다.

1월 17일 단장 회의에서는 KBO의 구조조정과 함께 구단 경영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A단장은 “구단 적자 폭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지 않는다면 프로야구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거론된 안은 FA 제도 폐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부활 등이었다. 그러나 야구규약에도 없는 FA 계약금을 선뜻 선수에게 내주고 외국인선수 몸값을 규정의 두 배 이상으로 올린 주범은 구단이다. A단장도 “구단들의 과다 경쟁이 프로야구단 운영 비용을 늘렸다”고 인정했다.

SPORTS2.0 제 88호(발행일 1월 28일) 기사

최민규 기자

-개인적으로 야구 기자분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최민규 기자님 글이네요. 원래 야구 기사를 퍼오지를 않는데, 너무 좋은 글들이라서 따로 올려 봤습니다. 원문은 스포츠 2.0에 가셔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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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쿼터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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